7월 5일 군에서 제대한 아이와 함께 다음날 해남 땅끝 마을로 도보 여행을 떠났다.
처음에는 4박 5일 일정으로 해남 땅끝마을에서 시작해
강진의 문화 생태탐방로인 다산 정약용의 유배길을 걸어 영암 구암마을에서 끝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남에 가서 보니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짰다는 것을 깨닫고
이틀 후에 강진 다산 수련원까지는 버스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그러나 둘째날 너무 무리하게 걸은 탓에 아들애의 몸이 좋지 않아
삼일째 되는 날에는 해남 오산리에서 일정을 끝내고 아쉽게도 서울로 돌아왔다.
4박 5일의 여행 일정이 2박 3일로 줄었지만
안전하게 도보여행을 마쳐서 무엇보다 감사하다.
아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 다른 때와는 달리 철저한 준비 없이 떠났지만
그때 그때 기도하며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 나갔다.
또 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도 받았고
아들애와 모처럼 즐거운 여행을 했으니 감사할 뿐이다.
첫째날 : 7월 6일
도보 구간: 땅끝 마을 선착장 - 모노레일 사무소 - 진잣개 -사재끝샘 - 땅끝탑 -
댈기미 - 갈산 동백숲 - 오토 캠핑 리조트 - 송호 해변
걸린 시간: 2시간
서울 센트럴 고속터미널에서 7시 30분 우등 버스를 타고 해남에 내리니 12시 20분이다.
땅끝 마을 로 가는 버스 시간을 불으니 오후 1시와 1시 30분에 있단다.
일단 점심을 먹고 1시 30분 버스를 타고 가다 송호 해변 근처에 오니 해무가 심하게 껴 있어 시야가 좋지 않다.
땅끝 미을에 도착하니 오후 2시 20분이다.
서울에서 이곳에 오는데 7시간 걸렸다.
정말 멀긴 먼 곳이다.
해남 버스 터미널
땅끝 마을
처음 온 낯선 땅에서 아도행의 삼남길 표지를 보니 반갑다.
장마철이라 해무가 심하게 있어 땅끝 전망대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아도행의 삼남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맴섬
뒤편에는 보길도를 오고 가는 배들.
산책로
땅끝 탑
해무가 심해서 앞에 보이는 고깔섬도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갈산 동백숲
송호 해수욕장
해수욕장으로 들어 서는 길 오른쪽에 땅끝 오토 캠핑리조트가 잘 조성되어 있다.
송호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20분이다.
길을 계속 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라 내일을 생각해
송호학생 수련장 옆에 있는 오오둘둘 민박집에 들어가 방을 물어 보니 25,000원이란다.
순박해 보이시는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맘에 들어 묶기로 했다.
맘에 드는 방을 고르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에 해변가로 난 방을 정한 후
짐을 풀고 나오니 아들애가 옆 골목에 있는
토말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올테니 그동안 길을 찾아 보란다.
아까 캠핑장을 지나 오며 삼남길 표지판을 마지막으로 보았는데
송호 학생 수련원 뒷길로 간다는 다음 표지판이 보이질 않는다.
주민들에게도 묻고 몇 번을 길을 반복해 가며 표지판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황토색의 삼남길 표지판이 보이질 않는다
시골 교회도 보고 싶고 해서
나도 같이 가서 앞으로의 일정을 인도해 달라고 잠깐 기도를 하고 나오니
앞마당에 예쁘게 피어 있는 석류꽃이 눈에 들어 온다.
조금 후 아들애가 나와 나가려는데 뒷마당에서 밭일하시는 목사님이 나오시며
어떻게 왔냐고 물으신다.
여행 중에 잠깐 들러 기도하고 가는 길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나서 송호학생 수련원 뒷길을 지나
매실농원 가는 길을 물으니 교회 앞으로 가다 왼쪽으로 가서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가란다.
그래도 내일 갈 길에 믿음이 안 생긴다.
오늘은 아들애 생일인데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느라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할 정신이 없었다.
해변가에 한동안 혼자 앉아 시간을 보내던 아들애를 불러
송호 초등학교 근처 기사 식당에 가서 삼겹살로 생일 파티를 했다.
근데 삼겹살에 곁들여 나온 된장찌게 맛이 점심에 먹은 해물뚝배기보다 훨씬 맛있다.
맛조개를 많이 넣고 끓여서 그런지 맛이 구수하고 좋다.
저녁을 먹은 후 해남 송지마을에 살면서 아도행 회원으로 삼남길을 잘 아시는 땅끝 식객님께 전화를 거니
나주에서 문화해설사 교육 받고 지금 집으로 내려 오시는 길이라며
우리가 걱정이 되시는지 잠깐 들르시겠단다.
피곤하실텐데도 저녁 늦게 찾아 오신 땅끝 식객님과 민박집 맞은편에 있는 해변가의 가게에 앉아
지도를 펼쳐 놓고 내일 걸을 삼남길에 대해 물으니
산길을 따라 걷는 삼남길 보다는 해변가를 끼고 걷다 대죽마을을 거쳐 도솔봉으로 가서
미황사를 보고 남창으로 가는 길이 좋다며 이 길을 걸어 보라신다.
미황사까지 5시간 정도 걸리고 미황사에서 4시간 정도면 남창에 도착할 수 있다는 말씀에
해남에 내려 오기 전 미황사도 들르고 싶던 차에
땅끝식객님이 알려 준 길로 내일 일정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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