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구간: 금릉 해수욕장 - 한림항 - 한수리 - 납읍리 금산 공원 - 백일홍길 - 고내봉- 고내 사거리
4박 5일 일정으로 떠난 올레길.
주일 오후 4시 비행기로 제주도에 도착하니 멀리 한리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지난 주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해서 한라산의 멋진 설경을 기대했는데 날씨가 흐려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월요일부터 묶을 숙소인 '신강남모텔'로 가서 필요한 짐만 챙겨 가지고 일요일 밤만 묶을 금능게스트하우스로 갔다.
한림항 공중 화장실은 더러워서 사용할 수가 없다. 제주도를 다니면서 이처럼 더러운 화장실은 본 적이 없다. 비양도 선착장 매표소가 문이 닫혀 있어 고심을 하고 있던 차에 마침 매표소 아저씨가 짐을 갖다 두러 오셨길래 바쁘시다는 아저씨에게 반강제적으로 양해를 구하고 겨우 화장실을 사용했다. 공중화장실이 너무 더러워 쓸 수가 없다고 하니 아저씬 항구에서 비닐 옷을 입고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때문이란다.
금산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곳 어디에 식당이 있냐고 물으니 두 곳이 있다며 그 중 한일 식당 가는 길을 가르쳐준다. 아이가 얘기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보이지 않아 금산 식당에 가서 몸국을 먹었다. 돼지뼈를 고운 국물에 해초를 넣은 국물 맛이 의외로 괜찮았다.
식사 후 아주머니가 다듬고 있는 무가 먹음직스러워 무를 조금 먹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반을 뚝 잘라 깍은 후 먹기 좋게 나누어 주신다. 인심이 후한 아주머니시다. 덕분에 맛있는 제주 무을 후식으로 먹으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길을 나섰다.
이번 제주 올레 길에서는 귤을 실컷 먹었다. 귤 농장에 들어가 조금만 사고 싶다고 하니 아저씨가 난색을 표하며 귤 박스에서 맘껏 가져 가라신다. 둘이 세 개씩 담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나오더니 많이 가져가라고 하시며 막 주워 주신다. 우리는 갈 길이 멀어 많이는 못 가져 간다고 양해를 구하고 적당히(?) 담아 왔다.
하가리 마을을 둘러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시간이 여의치 않아 또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오후 5시 30분경 고내 사거리로 나와 서일주노선 버스를 타고 제주로 돌아 와 숙소에 가니 주인 아주머니가 온돌방을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뜨끈뜨끈하게 해 놓으셨다. 이런 방에서 누워 있으면 하루 종일 걸으며 지친 몸을 풀기엔 딱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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