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녁 7:20분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겨 '신강남게스트빌' 주인 아주머니에게 맡긴 후 내가 제주에 내려 올 때마다 애용하는 '불당골 해장국' 집에 가서 북어해장국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교래와 송당을 거쳐 가는 성산부두 행 8:05분 버스를 타며 버스기사님께 용눈이오름 앞에서 세워 달라니 처음에는 용눈이 오름이 어디 있냐고 물으신다. 송당 지나서 있다고 말씀을 드리니 대층 감은 잡으신 것 같아 보인다.
다시 한 번 송당을 지나 손자봉 근처에서 용눈이 오름 앞에서 세워 달라고 하니 잘 모르니 어디서 내릴지 말을 해 달라신다. 마침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용눈이 오름 입구를 알고 계셔서 입구 근처에서 내릴 수 있었다. 원래 용눈이 오름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없다. 하지만 제주 기사님들은 대부분 친절하셔서 올레꾼들에게 늘 도움을 주신다.
길을 건너 왼쪽길로 들어서니 용눈이 오름 안내가 있다. 그런데 오름 입구를 잘 몰라 용눈이 오름에 쳐놓은 철조망 옆 사잇길를 따라 한참을 걸어도 입구가 안 나와 하는 수없이 지난 번처럼 철조망 밑으로 기어 용눈이 오름 구역으로 들어 갔다. 나중에 오름에 올라서 보니 초입에 묘지를 통해 올라 가는 길이 있다.
용눈이 오름을 도는데 손이 시릴 정도로 춥고 바람이 거세다. 하지만 주변 풍광이 너무 좋아 눈을 뗄 수가 없다. 같이 간 친구는 그냥 갈 수 없다며 용눈이 오름을 한 바퀴 돌다 바람이 조금 잔잔한 지역에 털썩 주저 앉아 커피와 에이스를 꺼낸다. 신기하게도 갑자기 우리가 앉은 양지 바른 곳의 바람이 잔잔해졌다. 조금 있으니 이 부부도 우리를 보고는 앉아 휴식을 취한다.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다 햇살이 너무 좋아 친구와 나는 풀밭에 그냥 드러 누워버렸다. 조금 지나 이 부부가 지나가며 자신들은 같이 찍은 사진이 없다며 사진 한 장 찍어 달란다. 일어나 사진을 한 짱 찍어 드리니 두 분이 너무 고마워하신다. 역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이 분들을 보내고 나서 다시 풀밭에 드러 누워 한적하게 햇살을 즐기는 중 갑자기 '덕인당'에 보리빵을 주문해야 하는 일이 생각났다. 일어나서 오후 5시경에 찾을 거라며 보리빵 3박스를 주문하고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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