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프랑스 Via Gebennensis

Via Gebennensis: Le-Puy-En-Velay 시내 관광

hadamhalmi 2019. 7. 12. 19:52

 

6 22() Le-Puy-En-Velay 시내 관광

 

 

1시간 동안 숙소에서 쉬었다가 르쀠 시내 관광을 하러 나갔다카타리나와 나는 옷을 갈아입고 맨발에 샌들을 신고 나왔는데 다비드는 조리에 양말을 신고 나왔다카타리나가 다비드에게 패션이 영 아니라며 나에게 동의를 구한다. 나도 벗는 게 좋겠다고 하니 그는 즉시 양말을 벗는다. 3일 동안 걸으며 서로 많이 친해졌다

 

시내 관광을 나가 다비드는 드디어 심카드를 샀다. 앞으로 혼자 도보여행을 해야하니 전화가 가능한 심카드를 샀다그런데 심카드를 교체할 때 필요한 바늘이 없다고 걱정이다내가 있다고 하니 내 가방에는 언제나 필요한 모든 게 있다며 좋아한다

 

르쀠에 처음 왔다는 카타리나는 이곳에 한 번 와 본 사람처럼 낯선 길을 척척 찾아간다. 우리는 먼저 962높이 솟아난 화산암 위에 지은 St-Michel dAiguilhe 예배당으로 올라 갔다(입장료는 5유로). 날씨가 좋아 이곳에서 보는 르쀠의 경치도 멋지다예배당에 조용히 앉아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남자가 프렌치 바순을 연주한다예배당 울림이 좋아 바순의 연주도 더 좋게 들린다예배당을 나와 벤치에 잠시 앉았는데 햇살이 뜨거워 살갗이 따갑다. 햇빛을 즐기는 카타리나는 게의치 않고 선탠을 하고 나와 다비드는 그늘로 가서 쉬었다.  

 

다시 대성당 근처로 돌아와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서 빵집에 들어가 케잌과 음료를 사 먹었는데 케익이 아주 맛있다내일 기차를 타고 가며 먹을 케익도 따로 샀는데 맛이 궁금할 정도다이 가게 주인은 내가 다비드와 하는 얘기를 알아 듣고는 친절하게 알아서 포장을 해 주었다빵집 앞 탁자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한 할머니 순례자가 분수대에 와서는 너무 힘들게 한참을 앉아 계신다카타리나는 분명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다비드에게 가서 도와 드리자고 한다할머니에게 가서 얘기를 해 보니 다행히 남편과 같이 까미노 길을 걸으러 왔고 오늘 조금 걸었는데 너무 힘이 들어 쉬는 중이라고 하신다조금 후에 남편이 와서 할머니 배낭을 들어 주면서 함께 숙소로 가셨다. 이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와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건전한 젊은 순례자다

 

대성당으로 올라 가는 길에 순례자 사무소에 들러 다비드가 까미노 길에 대한 정보를 얻더니 내일은 숙소를 옮겨 지트에서 자겠단다순례자 사무소에서 추천한 Gite Relais du pèlerin Saint Jacques는 기부금으로 운영하는데 투숙객도 많으니 정보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프론트에 가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는 카타리나와 아침을 먹기 위해 7시반에 아침 식사를 예약했다방에 들어 오니 내일 GR 70 길을 걸으러 떠나는 프랑스 순례자 앤느가 카타리나 침대 이층에 짐을 풀었다. 이제 오늘 이 숙소의 투숙객은 모두 4명이다.   

 

우리 셋은 숙소에서 각자 쉬었다가 저녁 10시에 빛의 축제를 보러 나가기로 했다쉬는 동안에 다비드의 심카드 교체를 도와 주었다. 심카드를 처음 써 보는 그는 심카드를 바꾸기 전에 몇 번이나 What's App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물어 본다. 내 핸드폰을 보여 주며 아무 이상없이 잘 쓰고 있다고 한 후에야 안심을 한다. 심카드를 교체해 주었는데 자기의 애플 핸드폰에서 Whats App이 안 된다고 걱정이 태산이다나중에 보니 숙소의 인터넷 연결이 안 좋아 작동하지 않았다뜻밖에 Whats App에 대해 미련을 보이는 다비드의 모습이 이상해서 내가 승려가 될 지도 모르는 너의 삶은 앞으로 외로움과의 싸움일텐데 왜 그렇게 불안해 하냐고 물었다그랬더니 그는 앞으로의 삶을 위해 3년 전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술담배 등 세상적인 것들과도 단계적으로 다 끊었고 Whats App이 유일하게 가족과 친구들을 연결하는 소통기구라서 그렇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한다.  

 

 10시에 불빛 축제를 보기 위해 발바닥 통증을 참으며 돌길 위를 춤추듯 걸어 셍 미셀 예배당 근처로 다시 갔다주변에는 벌써 영상 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다. 화려했지만 약간 지루한 영상 쇼를 구경하고 대성당으로 가니 그곳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쇼를 구경하고 있다대성당의 영상 쇼를 구경하는 자리가 좋지 않아 카타리나에게 중앙으로 가서 보고 있겠다고 하고 혼자 자리를 이동했다.

 

그런데 쇼가 끝나고 카타리나가 있던 자리로 가니 아무도 없다대성당 근처에서 두 사람을 찾아 보았지만 컴컴해서 주위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 갔는 줄 알고 급하게 밤길을 걸어 숙소에 와 보니 아무도 없다다시 숙소를 나와 대성당으로 가는데 두 사람이 골목길을 걸어 오고 있다그들도 나를 찾다 없어서 숙소로 와서 없으면 다시 나가자고 하면서 오는 길이란다늦은 밤길에 서로 엇갈리지 않고 만나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