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7일(금)
도보 구간: 군산역 - 진포시비공원 - 금강철새조망대 - 성덕마을 - 항동제 - 오성산 정상(227m) - 옹고집장집 - 조류 관찰소 - 나포 십자들 - 나포면 사무소
걸린 시간: 6시간 30분
아침 7시발 고속 버스를 타고 군산 터미널에 내리니 9시 40분이다. 오늘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세게 분다. 2시간 걸려 선유도로 가서 걷기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구불길 1코스를 걷기 위해 택시를 타고 군산역으로 갔다.
군산역에서 진포시비공원까지는 공사 중인 도로를 걷는 아주 지루한 길이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택시로 진포 시비공원에서 내려 시작할 걸 하는 후회를 했다. 날씨가 춥고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강변을 걷는 사람들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성덕 마을에서 항동제로 넘어 가는 길에 대나무 숲길이 인상적이다. 항동제를 지나 사방댐에서 오성산으로 올라 가는길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걸을 때마다 마른 낙엽 밟는 소리가 아주 이색적이다. 오성산 기상청 레이더 건물앞 체육시설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한 산림 감시원은 신통찮게 보이는 나뭇가지 하나로 힘도 안 들이고 마치 빗자루로 쓰는 것처럼 쓱쓱 잘도 치운다.
오성산 정상에 오르니 근처에 활공장이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분다. 제주도 바람처럼 아주 거세다. 산을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227m의 야트막한 산이었지만 조금 힘들었다. 다 내려와서 옹고집 장집으로 나가는 길에 잠시 길을 헤맸다. 산에서 마을로 나가는 길 표시가 명확치 않았다. 다른 길로 가다 아닌 것 같아 되돌아 와서 무덤이 보이는 쪽으로 한참을 걸어 나가니 그제야 노란 구불길 리본이 바람이 나부낀다. 더구나 두 개씩이나. 하나는 산에서 길로 나오는 길에 매달았으면 좋으련만.
옹고집장집을 거쳐 서포리 마을에 있는 금강 휴게소 건너편 버스 정거장에서 잠시 쉬었다. 공주산으로 가기 위해 다시 금강으로 나왔는데 그 사이 물이 들어와 강물이 불었다. 둑 위를 걷는데 바람이 너무 세서 춥다. 아무래도 이 날씨에 공주산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나포면 마을로 들어가 도보를 마치기로 했다. 나포 십자들 철새관찰지로 가는 길에 도로로 내려와 차도를 따라 걸었다. 드넓은 십자들판을 지나 나포면으로 걸어가 4시 반 경에 출발하는 24번 버스를 타고 군산 시내로 돌아 왔다.
아침에 친구가 보온병을 고속버스에 두고 내려 우리가 탄 버스가 터미널을 지나기에 잠시 내려 터미널로 가서 보온병을 찾은 후 택시를 타고 저녁으로 '유락'에서 간장 게장을 먹으려고 갔는데 내부공사 중이라 문을 닫았다. 그래서 날은 어둡고 그냥 택시기사가 안내한 '한주옥'으로 갔다. 저녁으로 간장게장과 생선회 그리고 매운탕이 나오는 식사를 시켰는데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 외에는 너무 맛이 없다. (이 식당에는 별다른 메뉴가 없다.) 맛있는 간장 게장을 먹고 싶었는데 대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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