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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온타나스 - 프로미스타

2014년 6월 19일(목) 도보 구간: 온타나스 - 프로미스타, 34Km, 9시간 도보 중 잠깐 쉬려고 한 알베르게 바에 들어가니 컴퓨터에 USB가 두 개나 달려 있다. 대부분의 알베르게에서는 USB 사용이 안 되어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반가웠다. 30분 정도면 카메라 사진을 USB에 옮길 줄 알았는데 컴퓨터 속도도 느리고 사진 용량이 커서 의외로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덕분에 피곤한 다리는 많이 회복되었다. 프로미스타 사설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슈퍼에서 장을 보고 돌아와 조용한 알베르게에 딸린 식당 정원으로 나가니 스펜서 아줌마도 와서 음식을 먹고 있다.

11. 아타푸에르타 - 부르고스

2014년 6월 17일(화) 도보 구간: 아타푸에르타 - 부르고스, 22.1Km, 5시간 20분 아침 일찍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작은 산을 넘을 때는 안개와 습기로 아침 도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같은 숙소에서 지낸 더블린에서 온 '라오스'와 얘기를 하며 함께 걸은 덕분에 부르고스까지 지루하지 않게 걸었다. 1989년 독일 통일 운동에는 수동적으로 조금 참여를 했던 라오스는 독일 드레스덴 출신으로 화학을 공부한 청년이다. 졸업 후 독일에서 세제 공장에서 일하다 대체복무를 더블린의 병원 조무사로 일했단다. 제대 후 더블린에서 일을 구해 계속 그곳에서 살고 있는데 지금은 직장을 그만 두고 다른 직장을 구하는 사이에 도보 여행길에 나섰단다. 라오스는 독일 통일 전에도 아버지, 어머니가 ..

10. 토산토스 - 아타푸에르카

2014년 6월 16일(월) 도보 구간: 토산토스 - 아타푸에르카, 27Km, 7.5시간 오늘은 좀 느긋하게 7시에 출발했다. 아침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흐렸다. 오늘은 한 스페인 부부와 하루 종일 같이 걸었다. 아타푸에르카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왠 씩씩한 순례자가 내 앞을 지나가다 사설 알베르게로 들어간다. 시설이 괜찮아 보여 나도 이곳으로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나보다 늦게 출발한 제로미는 벌써 와서 짐을 풀고 쉬고 있다. 늦은 오후에 걸어가는데 나보고 일본 사람이냐고 물은 나고야에서 온 야마다 할아버지도 이 알베르게로 들어온다. 나와 같은 방에서 자는 미국에서 온 여군 출신의 페트라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한 순례자 식당에 들어가니 제로미도 와 있다. 10명의 순례자가 함께 밥을 먹은 후..

9.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 토산토스

2014년 6월 15일(일) 도보 구간: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 벨로라도 - 토산토스, 27Km, 7시간 오늘은 열여섯부터 일을 시작한 프랑스 아저씨를 만났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근처에 사는데 내년에 정년 퇴직을 할 예정이고 무급으로 6개월간 휴가를 받고 집에서부터 순례 도보길에 나섰단다. 그런데 걷는 일이 너무 힘들어 머리는 자꾸 집에 가라고 하지만 몸은 산티아고 향해 걷고를 있단다. 더블린에서 온 산드라 아줌마, 프랑스 아저씨와 함께 벨로라도 광장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산드라와는 벨로라도에서 헤어지고, 난 4Km를 더 걸어 가 토산토스 알베르게에서 짐을 풀었다. 프랑스 아저씨는 더 걷겠다고 해서 토산토스에서 헤어졌다. 알베르게에 들어가니 제로미가 와 있다. 조금 후 스펜서 아줌마도..

8. 벤토사 -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2014년 6월 14일(토) 도보 구간: 벤토사 -아조프라-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 32.5 km, 6.5시간 오늘부터는 한국 사람들과 헤어져 각자의 속도대로 걷기로... 산토도밍고 데 라 깔사다에서 시내 구경을 하다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사람은 수녀님이 운영하는 사설 알베르게에 있는데 가격은 조금 싸지만 시설이 맘에 안 드신단다. 오늘 난 스페인 순례자가 안내해 준 시립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대만족이다. 민호 씨가 교회 전망대에 돈을 내고 올라 갔다 왔다길래 나도 종탑에 올라가 보았다. 내친 김에 추가 입장료를 내고 닭을 기른다는 교회 안으로도 가 보았다. 정말 교회 안에 닭장이 있다. 다음 날 도보길에서 만난 한 순례자에게 닭 한 마리가 좁은 닭장에 사는 게 너무 안쓰럽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