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해파랑길 부산 구간 4코스: 진하해변 - 간절곶 - 임랑해변

hadamhalmi 2019. 2.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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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구간진하 해변  간절곶 – 신리 해변  월내 - 임랑해변, 19.1 Km

걸린 시간: 7시간

 

 

아침에 일어났는데 같이 걷는 친구의 작은아버지가 새벽에 돌아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2 3일의 일정으로 온 도보 여행길이라 오늘은 느긋하게 도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오늘 도보를 마치고 오후에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래서 서둘러 짐을 챙기고 숙소에 어젯밤 예약한 것보다 30분 일찍 아침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후 아침을 간단히 먹고 8시에 도보를 시작했다.

 

어제 아팠던 무릎은 오늘 아침에도 심하지는 않지만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 오늘도 미세먼지 예보가 나쁘다고 했지만 어제보다는 공기가 좋다. 하지만 아직 이른 아침인지 바닷물색이 아직 회색빛이다.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맑은 날 보이는 동해 바다의 색을 띠기 시작한다.

 

4코스의 거의 중간 지점인 신리 해변가에 있는 ‘수미강’ 식당에 들어가 점심으로 도다리 쑥국을 먹었다. 친구가 작년 봄 거제도 여행에서 도다리 쑥국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도다리 쑥국을 먹고 싶단다

 

나는 쑥을 좋아하지 않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먹기 전 조금 걱정을 했지만 어제 저녁에 간 식당과는 다르게 반찬도 정갈하게 나왔다. 들깨가루에 심심하게 끓인 도다리 쑥국이 맛있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먹기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한번쯤 먹어볼 만 했다.

 

밥을 먹으며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곳 사람들은 서울에 가려면 어디서 버스를 타냐고 물으니 좌천으로 가서 탄단다.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하니 시간마다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다또 성남가는 버스도 오후에 2번이나 있다.

 

주인 아주머니 덕분에 동대구로 가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임랑 해변에서 도보를 마치고 좌천으로 가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다.역시 지역 주민에게 물어 보길 잘했다.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서니 이 지역이 언론에서 말로만 듣던 신고리 원전 건설 지역이다. 신고리 원전 지역을 지나니 미나리를 재배하는 지역이 꽤 넓게 있다미나리 밭을 뒤로하고 하천의 돌다리를 건너는데 도보 여행자인 듯한 두 분이 친구 뒤를 따라 온다. 친구가 잠깐 길가 상점의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기다리는데 두 분이 오신다

 

해파랑길에서는 도보여행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반갑게 인사를 하니 화요일부터 일산해변에서 걸어 오고 있고 어제는 진하 해변 숙소에서 잤단다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 부부도 우리처럼 간헐적으로 걸으러 내려 오는데 이번에는 해파랑길 도보를 마치기 위해 부산까지 걸을 계획이란다.

 

길에 서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젯밤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다 마주친 분들이다. 어젯밤에는 어두워서 얼굴을 보지 못해 서로 알아 보지 못했다게다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수미강’ 식당에서도 계셨던 분이다. 이 분들과는 봉태산 숲길을 잠시 같이 걷다 걷는 속도가 달라 헤어졌다.  

 

숲길을 지나 한참을 아스팔트길을 걸어 가니 고리 원전 지역이다. 신고리 지역을 지나 걸은 짧은 구간의 태봉산 숲길을 제외하면 이 구간도 모두 아스팔트 길이다. 하지만 5코스와 달리 대부분 바다를 보고 걸어 조금 덜 지루하다.

 

 

 

도다리 쑥국
신고리 원전 건설지역

 

 

임랑해변에 도착하니 3시다. 큰 도로로 나오니 마침 빈 택시가 지나간다택시를 타고 좌천에서 동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곳에 데려다 달라니 기사님은 우리를 ‘동부산 할인마트’ 앞에 세워 주신다. 이곳에 들어가서 나는 동서울터미널에 가는 오후 5시 버스표를친구는 성남터미널로 가는 5시표를 샀다. (해운대에서 출발하는 이 버스들은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 좌천에서 한 번 더 손님들을 태운다.)

 

좌천은 조그마한 마을이다우리는 버스시간까지 시간이 충분하고 주변에는 기다릴 만한 커피숍도 없다슈퍼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길을 따라 쭉 걸어 올라가면 닭집이 있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단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할머니의 안내대로 5분쯤 걸어가니 또봉이 통닭집이 있다

 

커피 대신 이른 저녁으로 통닭을 시켜 먹고 돌아와 오후 5시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서야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경남고속 버스가 온다그런데 이곳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꽤 많다. 성남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친구를 두고 나 먼저 버스를 탔다도중에 전화를 해 보니 8분 정도 더 기다려 버스를 탔단다그런데 낙동강휴게소 화장실에서 친구를 다시 만났다친구가 탄 버스 기사가 열심히 달려 거의 같은 시간에 휴게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밤 9 4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