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프랑스 Via Gebennensis

Via Gebennensis: Geneve (제네바)

hadamhalmi 2019. 6. 6. 23:30

2019 6 6()

 

 

6 6일부터 6 25일까지 프랑스 Via Gebennensis 까미노 길을 걸을 계획으로 인천공항에서 오후 225분에 출발하는 LH 713편을 타고 저녁 650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제네바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통관 절차를 받는데 굉장히 까다롭게 검사를 해서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스위스 제네바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 타려고 게이트 A20에 도착하니 저녁 7시 반이다제네바행 비행기는 저녁 9시 출발이라 시간은 넉넉하다

 

제네바행 게이트 A 20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탑승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갑자기 게이트가 A 20에서 건너편 A 21로 바뀐다는 안내 방송을 한다. 게이트 A 21로 가서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그런데 내 앞에 선 여자 탑승객이 보딩 패스를 찍는데 통과가 안 된다이상한 느낌이 들어 게이트에 있는 비행기 안내 행선지를 보니 이상하게도 제네바가 아니고 발렌시아다그때까지도 게이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게이트 A 21 항공사 직원이 오더니 앞의 승객에게 이 비행기는 발렌시아행이라며 제네바행 게이트는 A 25로 다시 변경 되었다고 알려 준다나뿐만 아니라 내 뒤에 있는 사람들도 제네바행이라고 알고 줄을 서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비행기 탑승 마감 시간이 다 되었으니 줄을 잘못 선 사람들 모두 뛰기 시작했다무사히 제네바행 비행기를 타고 밤 10시 반에 제네바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나오니 밤 11시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대로 공항 출국장을 나오기 직전에 왼쪽에 있는 일일 무료 버스표 기계에서 버스표를 뽑고 나와 City 버스정거장으로 가서 제네바 시내로 들어가는 5번 버스를 탔다사전 정보대로라면 버스를 타고 내가 내려야 하는 'Palexexpo' 정거장은 3번째 정거장인데 버스 안내 스크린을 보니 2번째다기겁을 하고 버스 승객에게 내가 가야 할 '이비스 버짓 제네바 팔렉스포 에어로포호텔에 가려면 두 번째 정거장에서 내려야 하냐고 물으니 호텔 주소를 알려 달란다늦은 밤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황해서 정신이 없는데 호텔 주소를 그 짧은 시간에 찾는 것은 무리다그 사이 버스 승객 중 한 남자가 내가 가려는 호텔을 조금 전에 지났다고 알려 준다버스는 바로 2번째 정거장에 도착했고 캄캄한 밤중에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무조건 내렸다안 되면 택시라도 타고 갈 심정으로.

 

무조건 'Palexexpo' 정거장에서 내리고 나니 가로등도 없고 그저 캄캄할 뿐 어디 물어보고 도움을 청할 곳도 사람도 없다잠시 어찌해야 할 줄 몰라 당황하다 핸드폰의 MAPS.ME 앱이 생각났다앱을 열고 내 위치를 확인하니 다행히 내가 찾아 가야 할 호텔 근처에 있다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살피니 멀리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버스가 지나 온 길을 거슬러 불빛을 보며 지도를 확인해 가며 5분 정도 걸어가니 이곳이 바로 오늘밤 내가 잘 '이비스 버짓 제네바 팔렉스포 에어로포(ibis budget Genève Aéroport)' 호텔이다.  호텔에는 레온 사인 간판 하나 없고 단지 호텔 입구에 작은 간판 하나 달려 있다. 한국의 간판 문화에 익숙한 내게는 작은 충격이었다.

 

여자 혼자 늦은 밤 제네바 시내로 들어가 지난 해 스위스 까미노길(Jakobsweg) 도보여행을 하며 하루 머물렀던 역 근처 '제네바 호스텔' 걸어 가는 것이 무섭고 장시간의 비행으로 피곤할 것 같아 숙박비는 비싸도 일부러 공항 근처 숙소를 예약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정신이 없다

 

호텔에 들어가 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독일어를 못한다. 나도 정신이 없다보니 영어로 말이 잘 안 나온다. 그래도 그 와중에 서로 알아 듣고 숙박비를 현금으로 164.50 프랑을 지불한 후 방 키만 주는 직원에게 숙박비 지불 영수증도 달라고 해서 받았다호텔방으로 들어가니 일반 호텔 방보다 가격에 비해 수준은 조금 떨어지지만 깨끗하고 넓다짐을 풀고 나니 그제서야 조금 전 놀라고 당황했던 상태가 조금 진정이 된다정신을 가다듬고 내일 도보 여행을 떠날 배낭을 다시 점검하고 자려고 보니 새벽 1시다.  

 

오늘은 감사하게도 여행 떠나기 일주일 전에 생긴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과 울렁거림이 없어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런데 제네바에 다 와서 한밤중에 황당한 일을 겪고 나니 어이도 없고 정신도 없다한밤중에 호텔을 찾느라 허둥대기는 했어도 15시간의 비행으로 몸도 피곤한데 늦은 밤 여러 명이 자는 호스텔로 가지 않고 넓고 편한 호텔방을 예약한 건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오늘은 내가 여행하면서 나이가 들어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짐을 처음으로 느낀 하루다

 

 

 

공항 출국장을 나오기 전에 뽑은 제네바 구간 버스 무료 교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