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바래길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 (남파랑길 43코스)

hadamhalmi 2020. 2. 20. 23:30

2020년 2월 20일(목)

 

도보 구간: 평산항  유구마을  사촌해수욕장  선구 몽돌해변  항촌 - 가천다랭이 마을, 16 Km

걸린 시간: 5시간

 

 

친구와 떠난 23일간의 남해 바래길

 

남부터미널에서 아침 710분 버스를 타고 남해 공용터미널에 도착하니 1120분이다. 평산항으로 가는 버스는 1225분에 있어 이른 점심을 먹고 가려고 터미널 상가를 둘러 보았지만 너무 어두워 밖으로 나갔는데 거리가 조용한 게 주변에는 음식점이 보이지 않는다. 난감해 하고 있는데 마침 아저씨 한 분이 지나간다. 주변에 밥 먹을 곳이 있냐고 물으니 조금만 걸어서 시장으로 가면 먹을 곳이 많단다. 알려 주신 대로 식당 이름은 잊어버렸고 5분 정도 걸어가다 시장 초입에 있는 식당에서 꼬막 정식을 먹기로 했다.

 

입구는 허름한데 음식은 소박했지만 깔끔하고 정성스러운 게 맛있다. 게다가 주인 아주머니와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친절하시다. 무침으로 나온 꼬막은 내가 지금껏 먹어 본 것 중 가장 크다. 시장에서 보던 왕꼬막보다도 크기가 더 커 보인다. 특히 처음 먹어보는 전어 젓갈을 살짝 찐 봄동과 싸먹으니 맛이 아주 좋았다 

 

점심을 먹은 후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에 떡집에 들러 이틀간 먹을 아침으로 떡을 2개 샀다. 좀 많은가 싶었지만 도보를 마치고 보니 아침을 먹을 곳도 없고 마을에 슈퍼도 없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시간을 절약하려고 택시를 타고 가야했지만 50분 정도 걸리고 버스를 타고 가며 보는 창 밖의 풍경과 사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남해 버스터미널에서 평산항으로 가는 12:25분 버스를 타고 가다 남해 중심가에 버스가 서니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타신다. 버스 기사님은 오늘은 지팡이 부대가 적다며 옆에 있는 우리에게 알려 주신다. 시골 버스에는 기사님이 왕이다. 버스 손님들이 대부분 나이 든 분들이니 혹시 안전 사고가 날까 걱정이 되어 기사님은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그래도 가끔씩 맘대로 하시는 어른들이 있어 기사님이 교통 정리를 하는데 그 풍경이 무척 재미있다. 풍경을 즐기면서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평산항에 도착했고, 버스에 내려 시간을 보니 오후 1 10분이다. 햇빛도 좋고 바람도 없어 도보하기 딱 좋은 날씨니 이제 가천 다랭이 마을까지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길 일만 남았다.  

 

평산항에서 유구 방파제를 지나 유구철쭉 군락지로 가는 삼거리에서 땅바닥의 바래길 표시와는 달리 남파랑길 43코스 표시는 유구 철쭉 군락지로 직진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바래길을 걷기로 했으니 바래길 표시를 우선으로 하며 왼쪽으로 걷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걸어가도 바래길 표시는 없고 해안가에서는 멀어지고 다시 유구마을이 나온다. 이리 저리 길을 찾다 할 수 없이 유구마을을 거쳐 버스가 다니는 길로 나가 조금 걷다 보니 그제서야 버스가 다니는 길 가에  바래길 표시가 보인다. 역시 길을 모를 때는 무조건 차로를 따라가는 게 안전하다

 

사촌해수욕장에서 해안가 방파제 위에서 쉬면서 뒤를 돌아보니 우리의 등 뒤에 있는 언덕에 아주 작은 텃밭이 있다. 작지만 이곳에서 한참을 아주 열심히 밭일을 하고 계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닷가에 내려가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에 피곤한 발도 마사지를 하고 잠깐이나마 바닷물에 발도 담구고 나니 발의 피로가 조금 풀린다. 오늘은 파도도 잔잔하고 물이 차지 않다.

 

다시 배낭을 챙겨 걷다가 향촌을 지나는데 이곳은 팬션 천국이다. 팬션이 너무 많아 남해의 평온함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향촌의 빛담촌을 지나 쵸콜렛 팬션으로 향하는 숲길 초입에는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발을 내디디니 발목위로 낙엽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 너무 놀라 뒤에 오는 친구에게 주의를 주었는데 못 들었는지 친구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낙엽이 쌓인 곳을 걸어 갈 때는 무조건 조심하며 걸었다. 빛담촌길 끝자락에 있는 쵸콜렛 팬션을 지나오는데 여수 쪽에서 해가 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두워지기 전에 가천 다랭이 마을에 도착해야 하니 부지런히 걸었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해 식당에 들어가 식당에서 운영하는 팬션에서 오늘밤 자기로 하고 나니 날이 어두워진다 

 

숙소도 정해졌으니 친구와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갈치 조림을 시켰는데 도중에 주인 할머니가 쌈과 된장을 가져다 주신다. 싱싱한 쌈과 삼삼한 된장으로 싼 상추쌈 맛이 일품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 숙소로 건너가니 우리가 잘 방의 바닥이 너무 차다. 보일러의 온도를 올렸지만 바닥이 따뜻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갇다. 다행히 욕실의 더운물은 잘 나온다. 우리 방에 있는 이불이 너무 얇아 친구와 함께 다른 방의 이불도 가져와 바닥에 깔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이 정도면 오늘 밤을 잘 잘 수 있겠다.

 

 

 

유구 마을
사촌 해수욕장
사촌 마을
빛담촌길로 올라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