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 날.
아침 9시에 출발한다고 해 V .L.T. 여행사로 가니
오늘 투어를 하는 다른 여행객들도 다 모여 있다.
카약을 타려는 사람들과 함께 툭툭을 타고
1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14 Km 정도 가서
우리 둘과 가이드 셋만 Pathao 산으로 가는 입구에서 내렸다.
한국에서는 트래킹할 때 필요한 물과 간식을 철저하게
준비해 다니는 성격들이라 오늘도 만반의 준비를 해 가지고 갔더니
가이드가 우리를 위해 준비한 물이 8병(500ml)이나 된다.
이미 오늘 마실 물을 충분히 짊어지고 있어
더 이상 물을 가져 갈 수 없다고 하니
가이드가 길가 슈퍼에 물 가방을 맡기고 오늘의 도보여행 출발~
오늘 우리를 안내해 줄 가이드는
루앙프라방에서 대학을 졸업 후
학교 선생님보다는 가이드를 직업으로 택한 "씨"다.
방비엥에서 엄마를 모시고 사는 가이드의 나이는
30살이고 벌써(?)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친구는 등산화를, 난 트레킹화를 신고 갔는데
우리 가이드는 조리를 신고 나타났다.
우리는 처음에 의아해 했지만 역시 가이드답게
조리를 신고도 원숭이처럼 산을 펄적펄적 뛰어 다닌다.
더구나 가파른 산을 내려 오다
친구와 난 한번씩 작은 돌에 미끄러져 작은 부상을 당했는데
우리 가이드는 끄떡이 없다.
도보 구간: Pathao 산 입구 - 몽족 마을 - Pathao 산 - 탐싸 동굴 - Pathao 산 -
탐쌍동굴 튜빙 - 탐쌍 마을 - 계곡 트레킹 - 13번 국도
몽족마을 여자들은 수를 놓느라 바쁘다.
고무팽이 놀이를 하는 아이들.
산 중턱에서 바라 본 몽족 마을
말려서 가축 사료로 쓰는 감자.
우리의 감자와는 다르다.
소 여물을 줄 짚을 산 넘어 밀림 속에서 준비해 두었다
다시 산을 넘어 가져 가야한다.
자기가 경작한다는 경계 표시란다.
1년동안만 유효하고 1년 후에는 다른 곳을 경작할 수 있단다.
싸움이 일어 나지 않고 1년 마다 땅의 소유가 돌아 간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땀싸 동굴 앞 계곡에 도착하니 벌써 물놀이를 하는 여행객들이 보인다.
밀림에서 가이드가 허름한 배낭 속에서
갑자기 긴 칼을 쑥 꺼내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밀림을 지나다 바나나 잎을 세 개 잘라 가지고 간다.
뭐에다 쓰려고 하는 지 궁금했는데
꼬치를 만드는데 필요한 그릇 대용품이다.
동굴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놀다
가이드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준 꼬치 요리와 볶음밥을 점심으로 먹고
휴식 후 남은 산 하나를 넘기 위해 다시 출발~
산을 내려가다 가끔식 풀피리를 불어 주는 가이드.
우리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산을 내려와 탐쌍 동굴 튜빙을 하러 들어 가는데
가이드는 안경이 빠질 수도 있다며
즉석에서 얇은 비닐 끈으로 안경 고정줄을 만들어 건넨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사려깊은 가이드가 얼마나 고마운지~
건기라 물이 많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물이 많아 동굴 튜빙이 재미있었다.
또 물색은 얼마나 예쁜지~
동굴 튜빙 후 잠시 탐쌍 마을에 있는 코끼리 동굴 사원에 들렀다.
밭에 담장을 쳐 놓아 길이 없어져
본의 아니게 잠시 계곡트레킹을 해야 했다.
우리는 샌달도 준비해 갔으니 언제나 OK!
7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난 후
툭툭이를 기다려 타고 돌아 오는 길에
툭툭 기사는 어느 라오 마을로 들어가더니
시장에 내다 팔 물건이라며 유채와 쪽파 보따리를 한가득 툭툭이에 싣는다.
우리는 잠시 야채 장수가 되어 툭툭이를 타고 가는 데
시장이 아니라 어느 다른 마을 앞에서 짐을 내린다.
조금 있으려니 야채 주인인듯한
키크고 예쁘장한 아주머니가 나오는데
갑자기 가슴에 손을 넣더니
거기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한다.
우리는 놀랍기도하고 우스워 깔깔 웃다가
가이드와 눈이 마주쳤는데
가이드도 민망했는지 씩 웃기만 한다.
트래킹 투어(1인당 35달러)를 예약하려고 할 때
여행사 직원은
우리 둘을 보더니 600m 산을 두 번 넘어야 하고
험해서 하기 힘들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무조건 괜찮다고 하고
하루 도보여행을 해 보니 역시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
7시간의 긴 여정이었지만
방비엥의 자연을 보고 즐길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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