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9일(수)
도보 구간: 부포 사거리 - 대독누리길 종점 - 세월교 - 고성 남산 - 고성만 해지개 해안 둘레길 - 바다 휴게소, 16.2 Km
걸린 시간: 4시간 반
밤새 비가 더 많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모텔 주인 할머니가 주신 전기장판을 깔고 잤더니 습하고 찌뿌둥했던 몸이 편안해졌다. 도보여행자에게 배려를 해 주시는 주인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사를 드린다.
작년 2월에 친구와 32코스를 역방향으로 부포사거리까지 걷고 31코스를 건너 뛴 후에 혼자 내려와 바다휴게소에서부터 통영 구간을 걸었다. 지금까지 31코스를 빼 놓은 것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배둔 시외버스터미널에 온 김에 31코스를 역방향으로 걷고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오늘의 도보 시작점인 부포사거리(내부포 버스 정거장)를 가기 위해서는 고성버스터미널에서 8시45분에 상리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짐을 정리하고 서둘러 배둔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8:05분에 고성가는 버스(1,600원)를 탔다. 버스를 타고 보니 고성 내에서는 버스카드 사용이 가능했다. 20분 정도 걸려 고성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는 상리행 버스(버스 카드: 1,000원)를 탔다. 비내리는 이른 아침에 버스에 탄 사람은 나 혼자다.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버스에 안내 방송이 안 나오니 어디서 내려야 할 지 난감했다.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 기사에게 부포 사거리에서 내려야 하는데 잘 모르니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감사하게도 기사님은 남파랑길 안내표시 바로 앞에 버스를 세워 주셨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에 사거리를 건너 고성 시내 방향으로 31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비내리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도로에는 나 혼자 뿐이다. 비가 세차게 내렸다 약해졌다를 반복하고 때때로 강풍이 불어 걷기가 불편할 때도 있었다. 어제까지 빗속을 걸어도 뽀송뽕송했던 신발은 이젠 완전히 물에 젖어 걸을 때마다 저벅저벅 소리가 난다. 바람이 세게 불어 대독 누리길 둑방에 예쁘게 피어 있던 접시꽃들은 다 누웠다. 우비를 입었지만 강풍과 세차게 내리는 비로 바지도 다 젖었다. 그래도 한 여름이라 춥지는 않았다.
남산 팔각정에 올라가 행동식을 먹으며 쉬는 동안 젖은 신발을 뒤집어 놓아 물을 조금 빼냈고 양말은 짜서 다시 신으니 훨씬 좋다. 남산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 내려오니 고성만 해안 해지개 둘레길로 이어진다. 다리를 건널 때는 강풍이 불어 바람과 싸우면서 조심해서 걸었다.
멋진 해안 풍경을 벗삼아 비내리는 해안길을 즐겁게 걸어 드디어 바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오후 1시 반이다. 고성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해서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서울 가는 버스를 검색해 보니 2.35분 남부터미널 행 버스가 있어 즉시 예매를 했다. 15분 후 고성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2시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젖은 등산화도 샌들로 갈아 신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20분 정도 시간이 있다. 오늘 빗속을 걷느라 제대로 점심을 먹지 못했다. 작년 도보여행을 하면서 봐 두었던 터미널 안 기사 식당으로 가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10분 안에 밥을 먹을 수 있겠냐고 물으니 앉으면 즉시 줄 수 있단다. 쟁반에 소박하게 차려진 음식을 급하게 먹은 후 남부터미널 가는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6시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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