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도보 구간: 완도항 해조류 센터 - 완도항 여객터미널 - 완도 돌탑길 - 망남리 고개 - 석장리 쉼터 - 부꾸지 -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탐방센터 - 사정리 버스 정류장, 18Km
걸린 시간: 6시간 반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일기예보 대로 비가 내리고 있다. 부슬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지 않아 일단 비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와 내일 청산도 가는 배표를 예매하기 위해 여객터미널로 갔다. 하지만 현장 구매는 예매가 안 된다고 해서 터미널을 나와 남파랑길 87코스를 걸어 보기로 했다. 마침 숙소가 완도항 해조류 센터 근처여서 자연스럽게 87코스를 걷게 되었다.
완도항 타워로 올라가는 길이 무척 가파르다. 공원 입구에 있는 지도를 보니 해안길이 있다. 경사가 심한 완도 타워를 빗길에 그리고 전망도 없는 길을 힘들게 걸어 올라 가는 것보다 해안가 숲길을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코스를 변경해서 돌탑길을 걷기로 했다. 돌탑길은 해안길이라 길이가 더 길지만 남파랑길 보다는 경사가 완만해서 걷기 좋았고 지도를 보니 돌탑길 끝에서 다시 남파랑길과 합류한다.
망남리 고개를 지나 우회도로를 이용해 석장리 쉼터에 도착했다. 빗속에 9.5Km를 4시간 동안 쉼없이 걸었더니 신발도 젖었고 다리가 피곤하다. 점심 시간이 되었고 마침 석장리 해송쉼터 식당이 보여 들어가서 뜨끈한 갈비탕을 먹고 나니 움츠러 들었던 몸이 풀린다.
점심 후 도로를 따라 걸으며 고개에 도착하니 길 건너 석장재로 남파랑길이 향한다. 길도 없는 풀밭길을 조금 걸어가니 멋진 습지가 오른쪽에 펼쳐진다. 작은 마을을 지나 언덕에 있는 감나무 과수원을 통과하니 부구지가지 가는 임도길이다. 부꾸지를 지나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해안길을 걸어가는데 빗줄기가 거세지고 바람도 세지기 시작한다. 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 도착해서 안내를 보니 월요일은 휴무다. 오늘 도보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화장실을 이용한 후 추운 몸을 달래려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데 바람이 세게 불고 너무 추워 밖에서는 커피를 마실 엄두가 안난다. 결국 깨끗한 화장실 입구에서 바람을 피해 커피를 마신 후 마을길을 걸어나와 사장리 버스 정거장에 도착할 즈음에 눈 앞에서 버스가 지나간다. 한 시간 후에 오는 버스를 기다릴 수 없어 버스정거장에 들어가 비를 피하면서 카카오 택시를 부르니 6분 후에 택시가 온다.
완도 시내에서 온 택시를 타니 해남 출신 택시 기사님이 땅콩 봉지를 건내신다. 감사히 한 주먹을 움켜잡아서 땅콩 껍질을 까서 먹는데 꿀맛이다.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도보여행을 기분좋게 마쳤다.(택시비 9,900원)
숙소에서 쉬었다 저녁을 먹으러 완도 맛집이라는 상화 식당에 가서 전복 한상을 주문했다. 그런데 음식 종류는 다양하게 나왔지만 이곳도 음식 맛이 별로다. 어떻게 높은 평점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숙소에 돌아와 강냉이를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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