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227

산티아고 - 피스테라

2014년 7월 5일 (토) 산티아고 도보를 마친 다음날 민숙 씨는 피스테라까지 걸어가느라 아침 일찍 떠났다. 난 9시 버스를 타려고 숙소를 나와 버스터미널로 가려는데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버스터미널에서 승차권을 구매하러 이층으로 가는 길에 호주 오누이를 다시 만났다. 이들도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피스테라에 간단다. 이층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를 벗어나니 비는 점점 더 세게 내린다. 버스는 11시 반경에 피스테라에 도착했다.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피스테라 버스터미널에 서서 어느 숙소로 갈지 망설이고 있는데 이런 날씨에도 손님을 데려 가려고 나와 있던 한 아주머니가 어떤 숙소를 찾냐고 말을 건넨다. 다른 때 같으면 호객 행위 하는 아줌마를 따라 나서지 않을 텐데 비도 오고 심란해서 그냥 아주머..

26. 팔라스 델 레이 - 리바디소

2014년 7월 2일(수) 도보 구간: 팔라스 델 레이 - 멜리데 - 리바디소, 25.9Km, 7시간 밤새 고열과 기침으로 힘이 들었다. 나 때문에 같은 방 사람들의 잠자리가 불편했을 텐데 아무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몸은 괜찮냐고 걱정을 해준다. 하루 더 알베르게에서 쉴까하다 가는 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느즈막히 일어나 출발했다. 오늘은 도보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함께 잔 사람들이 다 나간 다음에 맘 편히 느긋하게 침낭을 정리하고 배낭을 꾸렸다. 멜리데 초입에 있는 한 식당 점원이 지나가는 나를 부르며 자기 식당에서 문어 요리를 먹고 가라고 호객 행위를 한다. 한국어 추천 글귀와 함께 맛보기로 문어 한 점을 주는데 부드럽고 맛이 괜찮다. 지난 밤에 한 방을 쓴 스페인 청년에게 아직 맛있는 파에야를 못 먹..

24. 사모스 - 포르토마린

2014년 6월 30일(수) 도보 구간: 사모스 - 사리아 - 포르토마린, 37.4Km, 9시간 반 어제 조금 많이 걸어 오늘은 무리하지 않으려고 30Km정도 걷고 페레로이스에서 도보를 마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을로 들어가는 표지판을 못 보고 지나쳐 예정에도 없던 포르토마린에 도착하니 오후 4시반이다. 숙소를 찾는데 벌써 3곳이나 방이 없단다. 한 사설 알베르게 주인의 도움을 받아 성당 근처에 있는 사설 알베르게에서 겨우 잘 곳을 구하고 찾아가니 부엌도 있고 시설이 괜찮다.

23. 오 세브레이로 - 사모스

2014년 6월 29일(화) 도보 구간: 오 세브레이로 - 트리아카스텔라 - 사모스, 30.6Km, 8시간 반 아침에 안개가 짙게 끼어 시야가 좋지 않아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다행히 산 중턱에 내려오니 안개도 걷히고 해가 난다. 11시경 트리아카스텔라 식당에서 한 시간 동안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나와 갈림길에서는 갈리시아 지방 베네딕트 수도회 중심지인 사모스를 향해 걸었다.

10. 토산토스 - 아타푸에르카

2014년 6월 16일(월) 도보 구간: 토산토스 - 아타푸에르카, 27Km, 7.5시간 오늘은 좀 느긋하게 7시에 출발했다. 아침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흐렸다. 오늘은 한 스페인 부부와 하루 종일 같이 걸었다. 아타푸에르카에 가까이 가고 있는데 왠 씩씩한 순례자가 내 앞을 지나가다 사설 알베르게로 들어간다. 시설이 괜찮아 보여 나도 이곳으로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나보다 늦게 출발한 제로미는 벌써 와서 짐을 풀고 쉬고 있다. 늦은 오후에 걸어가는데 나보고 일본 사람이냐고 물은 나고야에서 온 야마다 할아버지도 이 알베르게로 들어온다. 나와 같은 방에서 자는 미국에서 온 여군 출신의 페트라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한 순례자 식당에 들어가니 제로미도 와 있다. 10명의 순례자가 함께 밥을 먹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