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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공룡능선 여행 후기

작년 가을, 거의 매 주일 오후마다 아차산을 4-5시간씩 함께 등산하는 왕언니와 구피는 내가 공룡 능선을 가고는 싶지만 높은 산을 올라가는 데는 자신이 없어 하는 것을 알고는 산악회를 따라 가지 말고 우리 셋이서 개인적으로 가서 조금 천천히 시간 안배를 잘 해서 걸으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용기를 주었다. 첫 번째 도전은 작년 가을 비 때문에 포기했고, 드디어 지난 주말 두 번째 도전 끝에 공룡 능선을 걸었다. 오르막 길에서는 늘 헉헉거리며 뒤처지는 나를 배려해 천천히 걸으며 살펴 준 왕언니와 시간 안배를 생각해 열심히 속도를 내서 계획대로 구간을 걷게 해 준 구피 덕분에 공룡 능선 산행을 10시간 반만에 계획대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지나 중청 대피소로 가는 길에 족저근막..

설악산 공룡능선: 중청 대피소 - 공룡능선- 마등령 삼거리 -설악산 입구

도보 구간: 중청 대피소 - 희운각 대피소 - 무너미고개 -공룡능선 - 마등령 삼거리 - 비선대 -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12.8 Km (실제 걸은 거리: 22.3 Km) 걸린 시간: 10시간 20분 중청대피소의 낯선 환경에 이리 저리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주변에서 알람이 울린다. 이제 겨우 새벽 한 시 반인데 벌써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 길을 떠나려고 배낭을 싸느라 부스럭거린다. 새벽 세 시가 되니 이번에는 대청봉에 일출 보러 간다고 여러 명이 일어나 남들이 자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고 어둠 속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듯이 소리내서 서로 잡담을 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공동생활에 대한 배려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다. 드디어 참고 자려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잠 좀 자게 조용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후에야..

설악산 서북 능선: 한계령 - 서북능선- 중청대피소- 대청봉

설악산 공룡능선 도전기 도보 구간: 한계령 휴게소 – 서북능선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중청대피소, 8.9 Km (실제 걸은 길이: 16 Km) 걸린 시간: 7시간50분 지난 해 9월 초, 여자 셋이서 산행 시간이 길고 힘들지만 풍광이 정말 좋다는 공룡 능선을 하루 일정으로 걷기 위해 설악동 숙소에서 하룻밤을 잤다. 다음날 새벽 숙소를 나서려고 할 때, 갑자기 장대비가 내려 아쉽게도 공룡능선은 포기하고 천불동 계곡만 걷고 돌아 왔다. 서울로 돌아 오면서 올해 5월 주말에 다시 한 번 공룡능선을 시도하기로 미리 일정을 약속해 두었다. 개인적으로 대피소를 예약해서 자유롭게 풍광을 즐기며 천천히 공룡 능선을 걸으려고 야심차게 계획했지만 설악산 대피소를 예약하는 데 실패했다. 대피소 예약은 전문가만 할 수 ..

해파랑길 33-35코스 여행 후기

한달에 한번 내려와 2박 3일씩 걷고 가는 것도 재미있다. 처음엔 너무 짧다고 생각했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족저근막염 때문에 아픈 발도 하루에 20-30 km를 걷는데 잘 버텨 주었다. 이번 도보 길에서는 날씨가 더워서 해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바닷가에 발도 담그고 모래 사장에 누워 파란 하늘을 보며 부산스런 서울 생활의 모든 것을 다 잊고 평안하게 보냈다. 모내기를 하느라 한창 바쁜 철에 한가하게 걷는 것이 때로는 죄송스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넉넉하게 이해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 도보 여행에 힘이 되었다. 하평 해변가에서 만난 할아버지들은 우리가 빨갛고 노란 리본을 보며 고성에서 부산까지 길을 찾아 간다고 하니 이 리본이 해파랑길 표시인줄 모르셨단다. 증산에서 부른 택시..

해파랑길 2017.05.17

해파랑길 33 코스: 묵호역 - 동해역 - 추암해변

여행 셋째 날 도보 구간: 묵호역 근처 골목길 - 동해 기도원 - 한섬 해변 - 동해역 - 전천 강변길 - 추암역 -추암 조각공원 - 추암 해변 -촛대 바위, 28 km 걸린 시간: 6시간 반 오늘 오후에는 서울로 올라 가 내일 아침에 회사에 나가야 하니 되도록 도보를 일찍 마치기로 했다. 33코스는 기차길로 시작해 기차길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해역 앞 한식 부페 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추암해변까지의 지루한 도보길을 걷지 못했을 것 같다. 계획 대로라면 삼척 해변까지 가야 했지만 동해시를 지나 전천을 따라 걷는 강변길과 공단을 통과해 추암해변까지 이어지는 지루한 도보길을 걷다 보니 몸이 너무 피곤했고 추암 해변의 멋진 풍경에 취해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동해역 건너편에 있는 한..

해파랑길 2017.05.17

해파랑길 34 코스: 옥계 시장 - 묵호역

여행 둘째 날 도보 구간: 옥계 시장 - 망상 해수욕장 - 묵호항 - 묵호역, 29Km 걸린 시간: 9시간 반 숙소에서 나와 어제 도보를 마친 옥계 시장으로 가려면 옥계 면사무소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옥계 면사무소에는 조그만 마을답지 않게 예쁘게 잘 가꾼 장미 정원이 있다. 우리는 해파랑길 도보를 시작하기 전 정원 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 옥계 마을 주민들은 유난히 꽃을 좋아하나 보다. 해파랑길이 조성된 강변 둑길에도 덩굴 장미를 심어 놓아 장미 향을 맡으며 걸을 수 있어 산책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 준다. 또한 집집마다 정원이나 집으로 들어 가는 입구에 예쁜 꽃을 심어 놓아 길 가는 이를 즐겁게 해 준다. 이 골목 근처에서 갑자기 해파랑길 리본이 없어졌다. 조금 전 망상 해변에서 온다는 해파랑..

해파랑길 2017.05.16

해파랑길 강릉구간 35코스: 정동진역 - 옥계시장

2박 3일 일정으로 떠난 해파랑길. 여행 첫째 날 도보 구간: 정동진역 - 심곡항 - 헌화로 - 금진항 - 금진해변 - 한국여성수련원 - 옥계시장, 19 Km 걸린 시간: 6시간 30분 오독떼기 전수관에서 안인항까지인 36코스가 철도공사로 2017년까지 폐쇄되었다고 한다. 36코스 한 구간만을 걸으러 강릉으로 다시 올 것 같지 않아 지난 번 도보를 마친 남항진 해변에서 오독떼기 전수관까지의 37코스와 36코스 두 구간은 2018년에 걷기로 하고 이번에는 정동진으로 내려가 35코스부터 걷기로 결정했다. 일산에서 오는 친구와는 9시 30분에 강릉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는지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동서울에서 탄 7시 10분 발 고속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9시 50분이 다 되어..

해파랑길 2017.05.15

태안 신두리 사구와 천리포 수목원

여행 구간: 태안 신두리 사구 - 원풍 식당 - 천리포 수목원 오랜만에 대학교 친구들과 떠난 봄 여행. 승우 여행사 버스를 타고 태안 신두리 사구로 내려 가는 중 황사 재난 문자를 받았다. 전날 베이징의 황사 경보로 인해 두려운 마음에 신두리 사구를 돌아볼 때는 늘 가지고 다니던 황사 마스크를 처음 써 보았다. 하지만 너무 불편하고 답답해서 천리포 수목원에서는 마스크 없이 다녔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어 황사가 심한 것을 잘 느끼지 못했다. 오후 3시경, 천리포 수목원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하지만 황사가 심해 많은 차량들이 상경을 서둘러 국도와 고속도로가 꽉 막혔다. 다행히 기사님이 길을 잘 알아 국도와 고속도로를 넘나들며 올라온 덕분에 4시간 걸려 저녁 7시경 잠실에 도착했다. 신두리 사구센터 지하 ..